지난 3월 21일, 볼보 자동차는 크로스 컨트리를 출시하고 사전 계약을 시작했습니다.
세단보다 높은 지상고를 가졌지만 SUV보다는 낮은 전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던 크로스 컨트리는 출시 행사장 안 화려한 조명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신의 존재를 조금씩 각인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23일, 첫 만남의 여운이 가시기 전 다시 만난 크로스 컨트리는 시승행사를 통해 자신이 가진 주행 성능을 한껏 뽐냈습니다.

크로스 컨트리는 실내에서 바깥으로 자리를 옮기자 오히려 더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오늘 있을 체험을 위해 모이는 사람들을 반겨줍니다.
시승코스는 경기도 가평과 여주 일대를 왕복하는 편도 약 80km 구간으로 국도와 고속도로, 와인딩 코스와 오프로드라는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었습니다.

시동을 걸고 우선 국도길 주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크로스 컨트리는 최저 지상고가 210mm로 일반적인 SUV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일반 도로에서의 거동은 오히려 세단에 가까운 느낌을 전달합니다. 시트 포지션이 그리 높지 않음에도 운전석에서의 시야는 꽤 좋은 편인 것도 운전자를 차량의 크기에 금세 익숙게 만들며 주행을 편안하게 도와줍니다.

타이어 편평비(지면에 닿는 타이어 단면의 너비에 대한 타이어 옆면 폭의 비율)가 높아진 탓에 정숙한 주행이 가능했지만 반대로 급격한 코너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닐까 걱정하고 있을 때 굽은 길이 연속되는 와인딩 코스가 나타났습니다. 

약간의 의심을 가진 채로 반복되는 코너를 통과하기 위해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리자 크로스 컨트리는 예상보다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으로 보답합니다. 이는 타이어 중심 사이의 거리인 앞뒤 윤거가 각각 1,652mm와 1,643mm로 베이스 모델인 V90 대비 늘어나며 코너링 시 좌우의 하중이동을 줄인 결과입니다.

한산한 고속도로에 올라 엑셀 페달을 밟은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크로스컨트리의 D5엔진이 본격적으로 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합니다. 직렬 4기통 트윈 터보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235마력(4,000rpm), 최대토크 49.0kg.m(1,750~2,250rpm)을 쏟아내는데 볼보 자동차의 설명에 의하면 D5엔진에는 자동차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한 기술인 파워 펄스(Power Pulse) 기술이 적용돼 즉각적인 터보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파워 펄스는 공기 필터에서 이동한 공기가 압축기를 거쳐 2리터 상당의 압축공기 저장소에 머물러 있다가 시동 직후 또는 저속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이고자 할 때에 밸브를 거쳐 터보차저에 도달시켜 순간적으로 강력한 펄스(Pulse)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기술로 크로스컨트리를 순간적으로 급가속해도 터보렉을 크게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또한 고속에도 직진성이 우수한 것과 내부의 정숙성이 좋은 점도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더해 줍니다.

목적지에 거의 다다르자 마지막으로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가 크로스 컨트리를 반깁니다. 정통 오프로드 구간은 아니더라도 일반 세단으로는 가기 힘든 험로가 눈앞에 펼쳐졌지만 설마 못 갈 길을 시승코스로 하진 않았겠지란 생각에 잠시 멈췄던 크로스 컨트리를 다시 몰아붙입니다.

V90 대비 65mm 높아진 210mm의 최저 지상고는 크고 작은 돌들이 지천으로 깔린 험로를 자신 있게 주파합니다. 크로스 컨트리는 측면 높이가 커진 타이어를 사용한 것과 함께 스프링과 완충기의 댐핑 컨디션을 조정한 투어링 섀시도 적용되어 있는데, 이는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도 향상된 승차감을 탑승객에게 전달합니다.

다양한 시승 코스를 통해 체험하게 된 크로스 컨트리는 왜 이차가 볼보가 얘기하는 '스웨디시 라이프스타일러(Swedish Lifestyler)'임을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고  머나먼 이곳 한국에서도 '코리안 라이프스타일러'로서도 충분히 적용될 가능성을 느끼게 합니다. 한 분야로 특화된 모델을 찾고 있는 구매자가 아니라면 온로드와 오프로드, 일상과 주말을 모두 함께할 수 있는 크로스 컨트리는 실용적인 매력과 함께 또 상반되게 고급스러운 감성들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뉴 XC90과 더 뉴 S90으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볼보 자동차가 꽤나 자신감을 가지고 출시한 '크로스 컨트리', 시승 행사를 통해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실제 측정 연비와 각종 편의장비와 안전 및 주행 보조 시스템 등은 추후 다시 한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철기 에디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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