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S90의 첫 공개는 2016년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였습니다. S90은 2세대 XC90에 처음 사용된 SPA 유니바디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섀시가 적용되고 디자인도 XC90을 통해 선보였던 패밀리룩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왜건과 SUV에 이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출시한 S90은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막중한 책임감 아래 자신이 등장한 2016년을 성공적으로 보낸듯 합니다.

국내에서는 모멘텀, 인스크립션 그리고 R-design 이렇게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금번에 시승한 S90은 사륜시스템이 적용된 D5 인스크립션 모델입니다. 
 

그릴 앞 크롬 장식은 인스크립션 전용

볼보는 S90 디자인의 영감을 196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볼보의 스포츠카 'P1800'에서 받았다고 합니다. 보닛 부분은 길고, 트렁크 쪽은 짧게 디자인해 전체적인 비율을 스포티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토르의 망치' 형상을 한 LED 헤드램프와 23개의 세로 스트립으로 장식한 그릴은 볼보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충실히 따르면서 존재감을 보여줍니다. 

S90 0-100km 테스트는 7.5초가 기록

요즘 볼보의 엔진은 4기통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국내 판매되는 S90에는 D4와 D5 2가지 디젤엔진과 T5 가솔린엔진 이렇게 3가지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D5 디젤엔진은 235마력(4,000 rpm)과 48.9kg.m(1,750~2,250 rpm)을 발생시키고 구동은 8단 자동미션과 4륜구동을 통해 모든 휠에 전달됩니다.

 

 

S90의 비율은 측면에서 더욱 돋보입니다. 볼보는 S90을 세단이지만 최대한 길고, 낮고, 넓게 스탠스를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전륜구동이지만 보닛 앞부분을 최대한 길게 늘려서 후륜구동 세단과 유사한 비례감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측면 하단에는 크롬라인이 지나고 있는데, 이것도 인스크립션 트림의 전용 디자인입니다. 

휠도 8스포크 인스크립션 전용인 255/35/20인치가 전후면에 장착되었습니다. 시속 100km에서 정지하는 데까지는 34.3m와 2.5초가 소요되었는데, 급제동에도 자세가 크게 흐트러짐이 없고 안정적인 것이 인상 깊습니다.

 

 

후면에는 처음으로 'ㄷ'자 테일램프가 적용되었습니다. 하단에 네모난 배기 파이프도 인스크립션과 R-design 트림 선택 시 적용되는 디자인 요소입니다. 

트렁크는 낮고 긴 형태로 약 500L의 적재공간을 제공하고 필요시 2열을 폴딩해 더 넓은 용량의 짐을 수납할 수도 있습니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볼보의 이미지에 걸맞게 트렁크에는 구급 키트도 발견할 수 있으며 트렁크 커버 아래에는 스페어타이어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파 레더 시트 역시 인스크립션 트림 전용

S90의 도어를 열고 실내를 확인하면 나파 레더 시트가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2열은 성인 남성이 탑승하기에도 넉넉한 헤드룸과 레그룸으로 공간성에 대한 만족을 줍니다. 2열 에어벤트에는 4존 공조시스템 컨트롤이 위치하고 있으며 세단임에도 B필러 뒤편에 에어벤트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2열 암레스트는 다소 작은 느낌이 있지만 컵홀더나 수납공간이 간결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열로 자리를 이동하면 밝고 화려하면서도 정돈된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90 인테리어 디자인의 시작은 바로 아이패드 사이즈의 이 센터 스크린에서 출발하는데 터치와 스와이프를 통한 조작은 마치 태블릿을 사용하듯 어렵지 않게 금세 적응이 됩니다. 그리고 실내를 더욱 넓고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크롬 스트립을 에어벤트를 포함한 중앙을 장식했습니다. 또한 가죽과 월넛 우드 트림, 그리고 블랙톤의 천정 마감은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12.3인치 컬러 계기판은 그 크기만큼 시원스럽게 다양한 정보들을 운전자에게 전달합니다.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제공되는 HUD 디스플레이도 높은 시인성과 함께 도로정보도 표시되어 주행에 도움을 줍니다.

S90도 다른 볼보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안락한 시트를 제공합니다. 운전석에 몸을 기대면 편안한 시트의 착좌감만큼 전방이나 측, 후면 모두 가리는 부분 없는 시야가 전달되는 것도 운전의 편의성을 높여줍니다.

볼보 S90 D5에 적용된 2리터 트윈터보 엔진은 물론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존재하지만 실내공간으로의 전달은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을 통해서도 크게 진동이 느껴지지 않으며 잠시 정차할 경우에는 오토 스톱 기능이  적극적으로 작동해 연비는 물론 정숙성에도 도움을 줍니다.

직분사 트윈터보가 탑재된 D5 엔진은 디젤엔진 특유의 터보랙을 줄이기 위해 파워 펄스라는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에어컴프레서와 탱크를 이용해 압축된 공기를 급가속 초반에 밀어주기 때문에 초반 반응이 우수하고 이후에도 트윈터보가 지치지 않고 속도를 올려줍니다.

 

 

변속기인 8단 자동 기어트로닉은 운전자가 그 반응을 쉽게 알아채지 못하게 묵묵하지만 부드럽게 기어 단수를 조정해줍니다. 서스펜션은 전면에 더블 위시본 그리고 뒤에는 아주 특이하게 가로로 배치된 리프 스프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볼보는 리프 스프링이 무게도 가볍고 실내 공간성과 핸들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는데, 럭셔리 세단에 적합한 수준의 승차감을 제공합니다. 
S90은 고속 주행 시에도 우수한 직진 안정성을 선사하고 풍절음 등의 외부 소음도 효과적으로 차단해줬는데, 여기에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사용한다면 장거리 주행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듯합니다.

 

 

시속 130km까지 반자율 주행이 가능한 파일럿 어시스트와 같은 주행보조장치들도 S90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파일럿 어시스트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조향과 브레이크, 엑셀까지 조정을 대신해주는데, 앞 차량의 정지와 출발에 맞춰, 멈추고 다시 출발하는 동작을 수행합니다. 앞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여도 스스로 차선을 읽으면서 주행을 해주지만 안전을 위해서 손은 핸들 위에 항상 위치해야 합니다.

실제 시승 중 S90의 연비는 공인연비인 도심 11.5km/L, 고속 16.1km/L보다 조금 더 높게 기록되었습니다. 출퇴근시 약 40km 거리의 시내 혼잡 구간에서는 12.65 km/L, 고속도로에서 항속 주행 시에는 16.95 km/L가 나와 장거리 운행이 많은 이들에게는 디젤의 높은 연비가 매력적일 듯합니다.

 

 

2016년, 성공적으로 등장한 S90은 볼보에 있어서 플래그십 세단이긴 하지만 E세그먼트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E세그먼트에는 만만치 않은 강력한 경쟁상대들이 포진중에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속에서 안전과 디자인, 그리고 최신 기술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볼보의 목표를 S90은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요? 신차출시 효과가 사라진 2017년, 볼보 S90이 자신의 가치를 꾸준히 입증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것도 흥미로울듯 합니다.

민철기 에디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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