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터피디입니다. 오늘은 쉐보레의 순수 전기차인, B로 시작하는 볼트(BOLT) EV를 만나보았습니다. 1회 충전으로 383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으며 전기차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자부하는 쉐보레의 볼트 EV가 주행거리 외에도 어떠한 매력과 특징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볼트 EV를 처음 만났을 때, 작년 10월에 카쉐어링을 통해 시승해본 'V'볼트 (VOLT)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인 VOLT에 이어 2017년, 국내에 출시된 쉐보레의 순수 전기차 BOLT EV는 지난 3월 17일 실시된 사전계약 2시간 만에 초도 물량 400대가 완판될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전장X전폭X전고 (mm) - 4,165 X 1,765 X 1,610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볼트 EV의 컨셉은 2015년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최초 공개가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사이즈를 비교하자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에 비해 길이와 폭은 좁고 높이는 좀 더 높습니다.
볼트 EV의 디자인은 한국 GM 디자인센터에서 국내 디자이너들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볼트 EV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선택을 받고 있는데, 그런 볼트 EV의 디자인을 탄생시킨 우리나라 디자이너 분들이 새삼 자랑스럽습니다. 

 

 

볼트 EV는 B세그먼트급 차체를 지닌 소형 차량이기 때문에 밖에서 보았을 때에는 다소 작아 보이기도 합니다. 전면에는 전기차 특유의 막혀있는 그릴과 그 양옆으로 LED 주간주행등과 HID 헤드램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엔진룸이 크게 필요하지 않아서인지 후드가 전면 윈드실드에 비해 짧아 앙증맞아 보이기도 합니다. 볼트 EV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후드, 도어, 테일게이트 등 곳곳에 알루미늄을 적용하였다고 합니다.

 

볼트 EV가 정지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에는 기록된 시간은 7.5초가 기록

전기차이기 때문에 보닛 후드를 열어도 엔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차량 아래 배치된 60kWh 대용량 배터리와 고출력 싱글 모터가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 토크를 발생시킵니다. 전기차 특유의 초반부터 최대 토크가 쏟아져 나오는 가속성능은 외관 디자인에서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느끼게 합니다.  

 

 

측면에서 보면 운전석과 2열의 헤드룸을 위해 루프라인이 둥그렇게 올라왔고 시야 확보를 위해 벨트라인이 낮게 설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이드 미러의 LED 방향지시등은 쿼터 글라스를 감싸는 크롬 장식과 이어지며 일체감을 보입니다. 헤드램프와 이어지는 블랙 스트립 위에는 '볼트 EV' 레터링도 위치합니다. 또 내연기관 차량들과 달리 전기차이기 때문에 주유구 대신 충전구가 앞쪽으로 준비되어있습니다.

볼트 EV는 DC 콤보 충전 방식으로 약 1시간 정도 급속 충전을 하면 배터리의 80% 정도를 충전할 수 있고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완전 충전까지 약 9시간 45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휠은 215/50R 17인치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볼트 EV가 100km/h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데까지는 41.6m, 3.1초가 소요되었습니다. 제동력에 비해 타이어가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차량의 목적상 퍼포먼스에 치중하기보다는 연비에 중점을 둔 듯합니다.

 

 

트렁크를 열면 그리 크지 않은 적재공간이 드러납니다. 하지만 커버를 비스듬히 세우거나 한 칸 아래로 내리면 좀 더 깊은 공간이 나타납니다. 또 2열 공간을 폴딩 해 추가적인 공간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2열 폴딩 시에는 레버가 시트 위쪽에 위치해 트렁크 쪽이나 2열 안, 어디서나 시트를 접을 수 있는 것도 편리합니다. 

테일램프는 LED로 되어 있는데, 쉐보레는 물결 모양을 상징화했다고 설명합니다. 중앙에는 보타이 엠블럼이 위치하고 있고 그 위로 윈드실드 글래스가 끝까지 내려오는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실내로 이동해 2열에 앉아보면 밖에서 예상한 것보다 넓은 실내공간이 펼쳐집니다. 앞 좌석에 얇은 '씬 시트'를 적용해 레그룸이 최대한 확보되었으며 전고가 높은 만큼 헤드룸도 넉넉합니다. 또한 2열 바닥 중앙이 평평해서 가운데 앉는 탑승객의 불편도 최소화했습니다.

 

 

1열 전면에는 8인치 계기판과 10.2인치 마이링크가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10.2인치 스크린을 통해 에너지 흐름과 충전에 대한 내용이 자세하게 안내되며 정보 모드를 통해서는 최근 사용한 에너지 정보를 보기 쉽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생각보다 두툼한 그립감을 제공합니다. 대시보드의 재질에는 무게 절감을 위해서인지 곳곳에 플라스틱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래도 화사한 화이트 컬러의 사용과 앰비언트 라이트가 분위기를 살리고 있습니다.
공조시스템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직관적인 물리버튼으로 적용되었습니다. 그 아래에는 캐딜락 XT5에서 본 것 같은 전자식 기어 셀렉터가 위치하고 있고, 앞쪽에 미니밴과 같은 넓은 수납공간도 만족스럽습니다.

 

 

주행을 시작하면 넓은 시야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앞, 뒤, 측면 모두 가리는 것 없이 시원한 시야가 제공되어 운전을 부담 없이 편안하게 합니다. 그다음으로 만족스러운 것은 정숙성입니다. 외부 소음도 효과적으로 억제를 해주고, 전기차 특유의 모터 소음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조용하다 보니 좁은 골목길 등에서 보행자들에게 차량의 존재를 알리기가 힘든 것은 개선해야 될 사항입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36.7kg.m의 토크가 처음부터 차량을 밀어주는 경쾌한 가속감이 느껴집니다. 전기차들이 연비 위주 세팅으로 고속에 다다른 이후에는 힘을 발휘하기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볼트 EV는 고속에서도 여전히 파워풀한 동력성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계속 밟아도 154km/h 정도에서 리밋이 걸린다고 합니다.

또한 볼트 EV에는 사각지대 경고,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과 전방 충돌 경고 및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시스템 등의 주행 안전 시스템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반자율 주행과 같이 매끄러운 느낌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가 잠시 부주의한 주행을 할 경우 효과적인 경고를 알려줍니다.

 

 

브레이크는 회생제동 시스템 때문에 약간의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볼트 EV를 타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크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티어링 휠 좌측 뒤에 있는 리젠 버튼을 눌러서 속도를 줄일 때 생기는 운동에너지를 배터리로 저장하여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가능한데, L 모드 주행을 통해 '원-페달 드라이빙'을 하면서 충전할 수도 있습니다.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맥퍼슨이, 후륜에는 토션빔으로 적용되었습니다. 배터리가 하부에 낮게 깔리면서 무게중심을 받쳐줘서 토션빔의 느낌을 1열에서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세단보다는 CUV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코너를 급격하게 돌아나가면 고강성의 섀시와 낮은 무게중심이 받쳐주지만 연비에 중점을 둔 타이어가 쉽게 비명을 지릅니다. 타이어가 아쉽긴 하지만 이 또한 연비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해야 할듯합니다.

(단위) 352-95= 257 < 275.6 (실제 주행 거리)

마지막으로 볼트 EV가 자랑하는 383km 이상의 최대 주행거리가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시승 전 볼트 EV는 트립상 353km 운행 가능하다고 표시가 되었는데, 그 후 2일간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약 276km를 주행한 결과 아직도 95km 운행이 가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촬영을 위해 시동이 걸린 상태로 장시간 서있기도 하고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 사용과 가속 테스트를 한 것들을 고려하면 평상시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보다 좋은 효율성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제한된 주행거리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던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볼트 EV는 380km 이상의 주행거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며 보기 좋게 깨뜨리고 있는 중입니다. 또한 경쾌한 주행성능과 여유로운 공간 역시 제공하며 '전기차는 답답하지 않을까'라는 편견에도 볼트 EV는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각종 보조금을 적용 시 2천만 원 후반대에 구매도 가능하게 하며 '전기차란 비쌀 것이다'라는 생각도 바꾸고 있는 볼트 EV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급입니다. 국내 추가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 GM의 노력이 결실을 이뤄 올 한해 '전기차 1만 4000대 보급'이라는 정부의 목표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민철기 에디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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