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쌍용자동차의 대형 프리미엄 SUV, 'G4 렉스턴'의 주행성능을 체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시승구간은 약 62km로 자유로와 파주 일대, 그리고 약간의 오프로드가 포함되었습니다.

 

렉스턴은 2001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무려 16년 만에 완전변경된 2세대 모델로 돌아왔습니다. 이름 앞에는 'G4 (Great 4 Revolution)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생겼습니다. 
G4 렉스턴의 전면에선 쌍용차 부활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낸 티볼리의 모습도 언뜻 떠오릅니다. 하지만 시승을 위해 도열되어 있는 G4 렉스턴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대형 SUV다운 웅장한 크기를 느끼게 합니다.

 

 

사이드 스텝을 밟고 오른 운전석엔 나파가죽과 퀼트 스티치 라인이 고급감을 높여주며 대형 SUV답게 실내 공간성도 여유롭습니다. 특히 티볼리와 코란도C에서 센터패시아 디자인과 소재가 아쉬웠는데 G4 렉스턴은 세련된 레이아웃과 고급스러운 소재로 공을 들였습니다. 

트렁크 공간은 디바이더를 활용하여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G4 렉스턴은 동급에서 유일하게 2열 탑승객을 태우고도 4개의 골프백을 실을 수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가족이 함께하는 레저활동이 잦은 고객들을 유혹할 듯합니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인 시승에 나서자 LET 엔진 특유의 탁월한 초반 가속력이 느껴집니다. G4 렉스턴의 파워트레인에는 G4 렉스턴을 위해 최적화 및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쳤다고 하는 New e-XDi220 LET 디젤엔진과 메르세데스 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었습니다. 최고출력 187마력(3,800rpm)과 최대토크 42.8kg.m (1,600~2,600rpm)을 발휘하는 New e-XDi220 LET 디젤엔진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 시 예상보다 가볍게 육중한 덩치를 움직여줍니다. 

하지만 고속화도로에 올라 엑셀 페달을 깊게 밟을 경우에는 저속에서의 순발력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대형 SUV가 꼭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겸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차선 변경 등 순간적인 가속이 필요한 경우 아쉬움이 남습니다.

 

 

반면 정숙한 실내와 편안한 승차감은 기대 이상입니다. 초고장력 쿼드프레임을 적용한 G4 렉스턴은 엔진과 현가장치가 프레임에 장착되어 소음 및 진동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지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충격을 하부의 프레임이 1차적으로 흡수하고 방진고무를 활용한 10개의 보디마운트와 국내 최초 펠트 소재 휠 하우스 커버 등도 노면 소음 차단에 도움을 줍니다. 실제로 고속주행 시에도 풍절음을 포함한 소음들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어 작은 목소리로도 동승자와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G4 렉스턴은 5월 말 기준, 7,500 대 계약과 2,703 대의 판매가 이뤄졌으며 판매된 모델 중 88%가 4WD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쌍용차의 축적된 4WD 기술력이 깃든 G4 렉스턴의 4Tronic Powered 시스템은 평소 후륜으로 차량을 구동하여 승차감과 연비 중심의 운행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노면 상태에 따라 운전자가 기어 레버 아래에 위치한 다이얼을 조작해 4WD High 모드와 Low 모드를 선택해 구동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대형 SUV답게 G4 렉스턴은 4,850mm 길이(전장)와 1,960mm 너비(전폭)의 큰 몸집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내려보는 시야와 개방감 높은 윈드 실드가 차폭의 적응을 용이하게 합니다. 여기에 사각지대 감지시스템(BSD)과 차선 변경 경보 시스템(LCA), 후측방 경보 시스템(RCTA)도 주행 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또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은 좁은 공간에서의 차량 조작시 안전한 운전을 돕습니다.

 

 

하지만 티볼리에서 인상 깊었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이 빠지고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만 적용된 것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전방에 있는 차량 또는 보행자와의 충돌이 예상될 경우 브레이크를 제동시켜 충돌을 회피하는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S)과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의 존재가 위안을 줍니다. 또 편의사항으로 애플 카플레이의 적용과 아직 국내에 이 도입된 안드로이드 오토를 대체할 양방향 풀 미러링은 9.2인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사용을 다채롭게 합니다. 이 밖에도 G4 렉스턴에는 주행 중 도 단위나 광역시 등의 지역을 통과할 경우 라디오의 주파수를 자동으로 설정하는 기능과 라디오 방송을 실시간으로 녹음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하는 등 운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쌍용자동차는 티볼리의 인기에 힘입어 2016년, 15만 대 이상 판매라는 최대 실적을 14년 만에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17년, 이제 곧 출시를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코나'와 기아자동차의 '스토닉'은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 인기를 구가하던 티볼리와 쌍용자동차에게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될 것입니다.  영웅은 난세에 태어난다는 말이 있듯, 과연 G4 렉스턴이 큰 도전을 앞두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2017년을 구원할 또 하나의 영웅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정원준 에디터  wonjun9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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