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는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진출 처음으로 연간 판매 1만 대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입 자동차 시장이 7%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달성한 수치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렉서스는 ES 300h, NX 300h, RX 450h와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이러한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효자들 중 막내 SUV인 NX300h를 만나보았습니다.

 

렉서스는 1998년, RX를 출시하면서 일찌감치 중형 럭셔리 SUV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컴팩트 럭셔리 SUV 시장에는 다소 늦게 뛰어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BMW X3가 출시된 2003년 이후 11년 후인 2014년에야 출시되었으니까요.

렉서스의 컴팩트 SUV NX는 베이징 모터쇼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었습니다. 플랫폼은 토요타 RAV4와 공유되지만 그 외에는 렉서스 전용부품이 사용되어 고급화를 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T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 NX 200t와 F-sport, 그리고 이번 시승기의 주인공인 300h. 이렇게 3가지 모델로 판매 중입니다.

 

 

(0-100km/l 가속 성능은 9.2초를 기록)

우선 NX 300h는 끝의 'h'에서 알 수 있듯이 하이브리드 모델입니다. 그리고 하이브리드하면 엔진과 모터-'2개의 심장'이란 이야기를 종종 들어보았을 겁니다. 
하지만 NX300h에는 무려 4개의 심장이 있다고 합니다.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 전륜 구동을 위한 모터 1개, 충전을 위한 모터 1개, 그리고 필요시 후륜을 구동시켜주는 모터가 1개 더. 이렇게 총 4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NX300h는 이를 바탕으로 총 출력 199마력을 발생시키며 구동은 전자식 무단변속기인 eCVT를 통해 전달됩니다. 

 

 

전면에는 렉서스의 패밀리룩인 스핀들 그릴이 중앙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렉서스는 사람들이 차량을 볼 때 가장 먼저 전면 그릴을 보기 때문에 이렇게 강하고 눈에 확 들어오는 디자인을 선택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릴과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디자인의 헤드램프, 주간주행등, 안개등에는 모두 LED 가 사용되었습니다.

측면은 스포티한 이미지를 위해 벨트라인이 높게 설정되었고, 굵은 캐릭터 라인이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아래에는 하이브리드 전용의 레터링 엠블럼도 자리하며, 휠은 225/60R 18인치가 전/후륜에 사용되었습니다.

(제동성능 100-0km/l: 40.4m, 3.0초)

뒤에서 보아도 전면의 스핀들 그릴 형상을 중앙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후면 디자인은 입체적인 형상의 LED 테일램프와 스포일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트렁크는 물론 전동식으로 적용되어있습니다. 그리고 2열 시트의 폴딩도 버튼을 눌러 조작하는 전동식으로 되어 편의성을 높여줍니다. 
 

 

2열은 외관에서 보았던 것보다 넉넉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특히 사륜구동 SUV이지만 바닥이 거의 평평해 가운데 앉는 탑승객의 불편을 줄였습니다. NX300h는 후륜 드라이브 샤프트 대신 후륜의 구동을 위한 모터가 장착되어 이러한 구조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한 시트 하단 양쪽에는 하이브리드 구동을 위한 배터리가 위치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열을 발산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NX300h의 2열은 실제로 성인 남성이 앉을 때에도 넉넉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제공합니다. 가죽시트의 착좌감도 좋은 수준이며 리클라이닝 기능도 제공해 이동 간의 편의를 높여줍니다.

 

 

(Executive 트림에는 마크 레빈슨 사운드 시스템이 14개 스피커로 적용되었습니다.)

렉서스는 NX에 탔을 때 운전자가 스포츠카에 탄 것 같은 느낌을 받고자 노력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1열의 센터패시아와 대시보드에는 강인한 직선이 주를 이루는 레이아웃으로 운전석을 감싸고 있습니다. 반면 시트와 암레스트, 스티어링 휠에 감싸진 가죽 재질은 부드러운 촉감으로 고급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렉서스 LS에서도 사용되는 '시마모쿠 우드 트림'과 중앙의 아날로그시계는 인테리어에 엑센트를 더합니다.

계기판은 중앙의 4.2인치 TFT LCD 창으로 정보를 전달하며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센터패시아 상단의 7인치 스크린을 통해서도 에너지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터치 패드로 조작이 가능한데 처음에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NX 300h를 주행하면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부분은 '정숙성'이었습니다. NX 200t나 F-Sport 모델과 달리 NX 300h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EV 모드에서 엔진의 구동 없이 미끄러지듯 조용한 이동이 가능합니다. 물론 가속페달에 좀 더 힘을 주면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이 깨어나지만 내부로의 유입은 잘 억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속도를 올리기 시작하자 하부 쪽에서 외부 소음의 유입이 느껴집니다. 다른 메이커들의 동급 SUV와 비교시 그리 큰 소음은 아니지만, 렉서스라는 브랜드를 고려하면 예상보다 크게 체감되어 아쉽습니다.

반면 EV모드에서나 정지 상태에서 엔진 구동으로의 전환은 꽤나 매끄럽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계속해서 엔진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환이 상당히 중요한데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의 오랜 경험으로 이러한 부분을 부드럽게 운전자에게 전달합니다.

 

 

NX의 라인업 중 300h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가 하이브리드를 통한 '연료 효율성'인 만큼 스포츠 주행을 하는 경우는 드물듯 합니다. 하지만 역동적인 디자인에 비해 급가속시의 반응성에선 약간의 지체가 느껴집니다. 물론 가속시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상황에선 출력의 부족함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그래도 좀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한다면 2.0 터보 가솔린 모델이 적합할듯합니다.

미션은 전자식 E-CVT(전자 제어 무단 변속기)가 적용되어 부드러운 변속감을 느끼게 하고 연료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무단 변속기지만 가상의 시프트 포인트를 통해 이질감을 낮추고 기어셀렉터를 통해 매뉴얼 모드가 제공되는 것도 특징입니다. 주행모드는 노멀, 에코, 스포츠, EV로 총 4가지 중 선택할 수 있지만 스포츠 모드에서의 반응성 변화가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 

서스펜션의 느낌은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기존 렉서스에 비해서는 탄탄하게 세팅되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정교한 편이라 운전자의 의도를 충실히 수행합니다.

 

 

시승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NX 300h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연료 효율성입니다. 렉서스 NX 300h의 공인 연비는 복합 12.0km/l, 도심 12.4km/l, 고속 11.5km/l이지만 실제로 시내 약 40km 구간에서 측정시 약 17.2km/l, 고속에서 90~100km/l로 항속주행 시 18.1km/l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렉서스 NX 페이스리프트 모델

주변의 평가와 더불어 개인적으로도 수년 전 렉서스 NX의 첫인상은 그리 호감형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격하다고 생각한 디자인이 세련된 느낌으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렉서스는 조금 앞선 디자인을 우리에게 제시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렉서스 NX는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를 통해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외관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갈수록 친환경이 강조되는 가운데 SUV 세그먼트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들이 어떠한 선전을 보여줄지 기대해봅니다. 

민철기 에디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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