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에서 처음 만난 카마로 SS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웩넘치는 외관엔 날렵함과 볼륨감이 조화롭게 녹아들었고 내부 디자인도 세련되게 변화를 꾀한 흔적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낮은 시트 포지션과 그로 인해 제한된 시야는 주행 전부터 자신의 성격을 내비치며 묘한 긴장감을 갖게 했습니다. 이러한 매력적인 첫인상 때문인지 카마로 SS는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 700대를 돌파하는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만난 쉐보레의 카마로 SS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는 대중적인 모델이 아닌 탓도 있겠지만 카마로 SS가 가지는 특색 있는 디자인 자체의 매력인듯합니다. 

사양에 따라 포니카 또는 머슬카로 구분되는 카마로는 포드의 머스탱과 경쟁하기 위해 1966년 GM에서 선보인 모델입니다. 2002년도에 4세대를 마지막으로 잠시 단종이 되는 아픈 과거도 있었지만 2009년부터 다시 5세대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시승차량인 6세대 카마로는 캐딜락 ATS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알파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전체적인 크기는 경쟁 모델인 머스탱과 유사하며 롱 노즈 숏 데크의 전형적인 후륜구동 모델의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측면은 벨트라인이 높고, 루프라인은 낮아 운전석에서의 시야가 사뭇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날렵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후측면에서 보면 패스트 백 라인이 두툼한 리어 펜더로 이어지며 역동성을 부각시킵니다. 타이어는 굿이어의 이글 F1으로 앞에 245/40R 20인치, 뒤에는 275/35R 20인치가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에 브렘보 브레이크가 적용되어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제동성능을 나타냅니다.

100-0 (단위: km/h) 34.5m / 2.8초가 소요

 

 

전면의 인상을 좌우하는 눈매에는 LED 주간주행등과 HID 헤드램프가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볼륨감 있게 굴곡진 보닛 위에 후드 벤트는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어서 실제로 엔진룸을 식혀주는 역할과 동시에 차량의 앞부분이 들리는 현상을 줄여줍니다. 중앙엔 쉐보레의 보타이 엠블렘 듀얼 포트 그릴이 안정감 있게 자리 잡았습니다.

후면에는 SS 모델 전용 스포일러가 튀지 않고 일체감 있게 카마로 SS의 뒷모습을 장식합니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이전 세대보다 깔끔하게 다듬어졌습니다. 그 아래 배기 파이프는 듀얼로 적용되었는데, 국내에서도 퍼포먼스 배기 옵션을 추가해 쿼드 타입의 선택권이 있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트렁크는 기본적인 적재공간이 257L로 작은 편입니다. 그리고 트렁크 입구가 위로 올라와 있어 짐을 싣고 내리기에도 불편합니다. 2열은 폴딩이 가능하지만 일정 부분이 가려져 그 활용도가 낮은 편입니다. 
또한 카마로와 같은 2도어 쿠페들은 도어가 상대적으로 더 길기 때문에 좁은 주차장에서는 문을 여닫을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2열도 좁은 공간뿐 아니라 타고 내리는 자체가 상당히 불편합니다. 운전석 안전벨트도 손이 잘 닿지 않고 내부에 수납공간은 부족합니다.

하지만 카마로 SS를 고려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런 것들은 크게 신경 쓸 요소가 아닐 것입니다. 넓은 적재공간과 편리한 승하차 대신 퍼포먼스의 미덕을 추구하는 고객들이 바로 카마로 SS가 노리는 타켓층일테니까요.

 

강력한 성능에 중점을 두며 전체적인 형상과 시트 포지션에서는 타협이 불가했지만 그 안을 장식하는 인테리어는 세대를 거치며 발전을 이뤘습니다. 탑승자의 몸이 실제로 닿는 부분엔 가죽을 덧대었으며 계기판도 고유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세련되게 디자인했습니다. 8인치 클러스터는 높은 가독성으로 주행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되었습니다.
 

0-100 (단위: km/h) 4.8초를 기록

애플카플레이도 사용 가능한 8인치 마이링크시스템과 조작 버튼들 아래에는 큼지막한 에어벤트가 위치합니다. 하단에 배치된 에어벤트는 그 자체를 다이얼식으로 돌려 온도를 설정하고 그 밑으로 기어셀렉터와 주행모드 버튼과 ESC 해제 버튼 등이 배치되었습니다.

 

 

카마로 SS에는 2014년, 스팅레이 콜벳을 통해 처음 소개되었던 6,200cc LT1 직분사 가솔린엔진이 적용, 453마력의 최고출력과 62.9kg의 최대토크를 발생시킵니다. 엔진의 강한 토크와 사운드, 그리고 6,200cc의 넉넉한 8기통 자연 흡기에서 발생되는 가속감은 터보 엔진에선 경험하기 힘든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연비 향상을 위해 카마로 SS에는 실린더 디 액티베이션이 적용되어 크루징 할 때에는 4기통만 활성 됩니다. 또한 가변 밸브 타이밍도 탑재되어 좀 더 효율적인 연료 소비가 가능하며, 구동은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미션을 통해 후륜으로 전달됩니다. 미션 역시 콜벳 스팅레이에서도 사용되는 하이드라맥틱 자동 8단으로, 엔진과의 효과적인 조율로 큰 충격 없이 신속하게 변속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다운시프트에서는 다소 늦은 반응성을 나타내 약간의 갈증을 안깁니다. 변속은 기어 레버의 수동모드, 그리고 패들 시프트를 통해서도 가능해 용이한 조작성과 함께 운전의 재미를 더합니다. 

 

 

보통 고성능 차량들은 퍼포먼스란 명목 아래 승차감을 빼앗아 가능 경우가 많은데. 카마로 SS에는 순간적으로 댐퍼의 점도를 변경해주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이 적용되어 승차감과 퍼포먼스 2가지를 모두 즐기실 수 있습니다. 주행모드를 상황에 맞게 변경하면, 투어 모드에서는 편안함을 스포츠 모드에서는 훌륭한 코너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트랙 모드는 좀 더 하드한 승차감이라 정말 트랙에서만 사용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 또한 카마로 SS의 매력입니다. 스티어링의 반응도 노면에 대한 피드백을 운전자에게 충분히 전달하며 즉각적이고 정확합니다. 카마로 SS에 적용된 알파 플랫폼도 코너링 성능을 높여주는데, 신규 플랫폼 사용으로 무게를 약 90kg 정도 감량되었고 차체 강성도 28% 높아졌기 때문에 민첩한 반응을 나타냅니다.

이런 성격의 차량과 정숙성은 좀 어울리지 않지만, 풍절음 같은 경우엔 예상보다 고속에서 억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부 소음이 다소 크게 들리는 편이지만 배기음으로 쉽게 가려집니다.

마지막으로 연비는 출/퇴근 시 시내 구간 약 40km 구간에서 측정을 해보았을 때는 6.6Km/ℓ정도, 고속도로에서 90~100km로 항속 주행을 했을 때는 14.9km/ℓ정도가 나왔습니다. 기름을 많이 먹기는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항속 주행을 했을 때는 의외로 좋은 효율을 보여주었는데, 단 문제는 카마로 SS를 몰다 보면 연비를 생각하며 살살 몰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쉐보레 카마로 SS를 만나보았습니다. 카마로 SS는 모두를 위한 차량은 아니지만 자연 흡기 8기통의 파워와 사운드를 느끼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한 모델입니다. 
쉐보레는 지난 6월 영화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개봉에 맞춰 카마로 SS를 다시 한번 어필했지만 영화가 국내에서 흥행이 부진하며 기대만큼의 관심을 모으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 파이널을 맞이하는 방송 프로그램인 '쇼미 더 머니 6'의 우승 상품으로 카마로 SS를 내걸고 힙합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연 국내 출시 1년을 맞이하는 카마로 SS의 키가 어떤 출연자의 손에 쥐어질지, 그리고 다운사이징 추세에도 굴하지 않는 매력적인 고집을 지닌 쉐보레의 머슬카도 성공적으로 재조명 받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민철기 에디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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