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니 제네시스는 지난 9월 국내에서 G70을 공개했습니다. 같은 날 'G70. 서울 2017'이라는 론칭 페스티벌까지 열며 제네시스는 자신들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컴팩트 럭셔리 세단의 출발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벤츠 C 클래스와 BMW 3시리즈, 아우디 A4와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한 컴팩트 럭셔리 세그먼트에 도전자로 링 위에 오른 G70이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또한 지난 8월 만나본 스팅어와는 어떤 차이를 나타내는지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G70의 크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G70은 얼마나 클까요? 일단 기아 스팅어와 비교하면 G70이 스팅어보다 전체적인 길이는 145mm, 그리고 휠베이스는 70mm 정도 짧습니다.

(전장X전폭X전고X축거) 단위: mm

경쟁사인 벤츠 C 클래스와 BMW 3 시리즈에 비해서는 수치상으로 3시리즈보다 크고 C 클래스보단 작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70은 국내에서는 2.0T 가솔린과 2.2 디젤, 그리고 시승차량에 적용된 3.3 트윈터보까지 총 3개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습니다. 금번에 시승한 G70 스포츠의 람다 2 3.3 T-GDI 엔진 역시 기아자동차의 스팅어 3.3 터보에도 탑재되었는데, 동일하게 최고출력 370마력(6,000rpm)과 52.0kg.m(1,300~4,500rpm)의 최대토크를 발생시킵니다. 

시승차에는 AWD / 일반유 적용, 5.3초를 기록 

또한 제네시스는 스팅어와 마찬가지로 G70 전 모델에 '런치 컨트롤'을 기본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메이커 발표 수치에 의하면 G70 스포츠는 2WD 기준 제로백 4.7초로 기아 스팅어 4.9초보다 0.2초 빠른 가속 성능을 나타냅니다.

 

 

G70에는 프론트 그릴 윗부분과 수평으로 Full LED 라이팅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헤드램프 안에는 코퍼 베젤이 사용되었고 위쪽에 깨알같이 제네시스라고도 표기를 하였습니다. LED 방향지시등은 분리형으로, 입체감을 강조한 에어 인테이크와 조화를 이루며 하단에 위치했습니다. 주행 보조장치를 위한 레이더는 제네시스 패밀리룩의 중심인 대형 크레스트 그릴 안쪽으로 자리했습니다.

 

100-0km/h 제동성능은 2.65초 / 36.0m 가 소요

측면은 제네시스에서 이번 G70을 디자인할 때 대시 투 액슬(Dash-to-axle)을 넓히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롱노즈 숏데크 후륜구동 프로포션이 아주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휠 사이즈와 브레이크도 G70 스포츠는 스팅어 3.3 터보와 동일합니다. 강렬한 레드 컬러의 브렘보 브레이크가 적용되었으며 전륜에는 4P, 후륜에는 2P 캘리퍼가 사용되었습니다. 타이어는 앞에 225/40R 19인치, 뒤에 255/35R 19인치이며 미쉐린 썸머 타이어가 신겨졌습니다.

 

후면은 G70을 통해 처음 선보이는 쿼드 램프 그래픽의 리어램프 위로 끝단이 치켜 올라간 트렁크 리드가 역동적인 선을 마무리합니다.

 

 

제네시스라는 럭셔리 지향 브랜드답게 문을 열고 마주하는 실내는 고급스럽습니다. 외관 디자인만큼이나 실내에도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는데요, 제네시스 스타일링을 총괄하는 이상엽 상무는 우아하고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제네시스 모델 중 G70은 가장 운전자 중심의 실내공간을 자랑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는 대시보드를 둘러싼 라인이 아래로 내려가며 운전자를 감싸는 디자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수평으로 배치한 것은 조수석에 탑승한 동승자가 안정감을 갖게 합니다. 그리고 리얼 알루미늄 도어 트림 가니쉬와 메탈 스피커 그릴, 그리고 천연가죽 및 나파가죽 재질이 적용된 퀼팅 패턴 시트까지 곳곳에 고급 소재가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실내에서 우드 트림을 제외한 것은 이 차량의 성격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듯합니다.

시트 역시 고급스럽게 디자인되었으며 착좌감도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EQ900를 통해 처음 소개된 스마트 자세제어 시스템도 컴포트패키지를 옵션으로 선택하면 G70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데, 신장/앉은키/몸무게 등을 설정하면 운전자 개인에 맞게 시트, 스티어링 휠, 아웃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를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실제로 신체 정보를 설정 후 시스템을 이용해보니 어색하지 않게 편안한 운전자세로 조정이 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세밀한 수치 입력이 아닌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한 주행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시트 포지션이 낮게 내려가는 것은 좋지만 1열 시트를 완전히 아래로 내리면 2열에 타는 동승자 발이 들어가기가 힘들다는 단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1열 시트를 꽤 아래로 내려도 대시보드 라인을 낮게 설정한 덕에 답답하지 않은 전방 시야와 크게 가리는 부분이 없는 후/측방 시야는 편안한 운전을 도와줍니다. 중앙에 7인치 게이지 클러스터는 시인성도 좋고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주며, 고성능 모델인 만큼 '300'까지 적혀있는 속도 게이지도 톺은 디테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센터패시아에는 오디오 공조 컨트롤들도 사용하기 편리하게 잘 정리되었습니다. 특히 공조 관련 3개의 큼지막한 다이얼 방식은 사용이 직관적입니다. 최근 터치식을 차용하는 모델이 늘어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다이얼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스포츠 모드로 하고 엑셀 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가하자 앞서 수치로만 기억한 3.3 트윈터보 엔진의 출력이 비로소 몸으로 전달됩니다. 5가지 주행모드 중 AWD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환하면 더 많은 토크가 후륜으로 보내져 마치 후륜 구동을 몰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줍니다. 그리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전자식 서스펜션도 꽤나 단단해져서 접지력을 높여주는 반면 승차감은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랙 구동형 전자식 스티어링 휠도 좀 더 묵직하게 변하지만 노면의 피드백이 조금만 더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대토크가 이른 1,300rpm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언제나 힘은 넘쳐나는데, 급가속과 고속주행 시에는 기대만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뽐내지만 컴포트 모드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다운 조용하고 부드러운 모습도 보여줍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팅어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모드에서 배기음을 좀 더 우렁차게 들려줬으면 하는 점입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전자식 변속레버는 현대자동차의 자동 8단 미션과 매칭 되고 있습니다. 이 미션은 엔진의 높은 출력을 잘 소화해 내면서도 언제나 부드럽게 변속해 주는 점이 강점으로 느껴집니다. 핸들 뒤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로 매뉴얼 모드를 사용할 수 있는데 매뉴얼 모드에서는 레브 매칭(Rev Mathcing)이 활성화되어서 변속 충격을 줄여줍니다. 하지만 RPM 게이지가 레드라인에 다가가면 스스로 변속하는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코너링 성능은 G70이 스팅어에 비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짧고 가벼운 차체 때문인지 움직임이 스팅어보다 경쾌하게 느껴집니다. 서스펜션의 셋업은 스팅어가 더 단단한 편입니다. G70은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도록 좀 더 부드럽게 세팅되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디 모션은 잘 정리되어 롤을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무게중심의 이동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연속 코너에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NVH 수준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 고속에서도 풍절음과 외부 소음, 진동 등을 잘 억제하고 있습니다. 직진 안정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만 작동시켜 놓으면 장거리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듯합니다.
 

연비는 도심 주행시 8.9/ 고속 주행시 13.7을 기록 (단위:km/l)

금번 포스트는 자동차 일간검색어 1위를 상당히 오래 차지하고 있는 제네시스 G70, 그 중에서도 G70의 성격에 가장 부합하는 3.3 T '스포츠' 모델을 만나보았습니다. 현대자동차로부터 호적을 옮긴 EQ900이나 G80과 달리, 진정한 '제네시스' 의 첫 작품이기도 한 'G70'이 제법 잘 달리는 막내로써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민철기  knt1966@gmail.com

<저작권자 © 모터피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