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프레스 컨퍼런스에 이어 23일, 8세대 캠리 시승행사 참석을 위해 잠실 롯데타워에 위치한 토요타와 렉서스의 브랜드 체험공간인 커넥트투(CONNECT TO)에 다녀왔습니다.
행사의 진행은 하이브리드 명가란 자부심에 '와일드'란 단어를 추가한 신형 캠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컨퍼런스에 이어 다시 한번 토요타가 강조하는 캠리의 새로운 플랫폼인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그리고 2.5L '다이내믹 포스 엔진(D-4S)'과 예방 안전 시스템인 TSS(TOYOTA SAFETY SENSE) 등을 복습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때와 다른 점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닌 실제 몸으로 체험할 기회가 함께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시승은 잠실을 출발해 남양주를 왕복하는 코스로 시내와 고속, 코너가 혼합된 왕복 약 80km 구간입니다.
우선 지하 주차장에서 사이드미러와 시트 포지션을 맞추고 시승을 기다리며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렇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어떠한 진동이나 소음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출발 무전과 함께 악셀 페달에 힘을 가해도 배터리 쪽에서 미세한 소리만 전달될 뿐 아직도 엔진은 깨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위로 올라가기 위해 엑셀을 좀 더 깊게 밟자 그제서야 엔진이 부드럽게 기지개를 키는 소리가 이어집니다. 

8세대 캠리는 신형 플랫폼 TNGA를 적용하며 기존 모델 대비 전고는 25mm, 1열 시트는 22mm를 낮췄습니다. 하지만 자세를 낮췄음에도 엔진 후드를 40mm 낮게 하고 대시보드도 내려 시원한 시야를 안겨줍니다. 여기에 A필러를 얇게 디자인하고 사이드 미러 위치도 변경해 커진 차체에도 수월한 시야 확보를 제공합니다.  

운전석 시트는 탄탄한 착좌감이며 성인 남성이 타기에도 부족하지 않고 넉넉한 편입니다. 출발 전 앉아본 2열도 기존 모델 대비 30mm 늘어난 휠베이스답게 여유로운 무릎 공간과 머리 위 공간을 제공합니다. 패밀리 세단에 적합한 여유로운 공간성은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2열 열선 시트 기능이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통행량이 점차 줄어들어 주행 모드를 'SPORT'로 변경하고 오르간 타입의 엑셀 페달을 좀 더 깊게 눌렀습니다. 주행 모드 중 '노멀' 모드에서도 부족함이 없었지만, 확실히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경쾌한 주행을 위해 엔진과 모터가 보다 열심히 작동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단순히 엔진의 개입이 증가했다는 느낌보다는 모터와 엔진의 협업이 이질감 없이 부드럽게 진행되는 것이 체감됩니다.  아직 한켠에 남았던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편견을 기분 좋게 날려줍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무전을 통해 차선이탈경고(LDA) 기능과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을 체험해 보라는 음성이 들려옵니다. 토요타의 주행보조 시스템은 처음 사용하지만 조작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은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버튼으로 쉽고 부드럽게 작동합니다. 또한 차선이탈 경고라고 해서 경고음만 울릴 줄 알았지만 예상외로 차선 안으로 다시 밀어 넣어주는 유지 기능도 함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주행 보조 장치들을 선호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TSS(TOYOTA SAFETY SENSE)의 기본 적용은 고객들의 선택에 긍정적인 요소라 예상됩니다.

넓고 낮아진 TNGA 플랫폼의 적용과 신개발 된 쇼크 업소버가 채용된 전륜 맥퍼슨 스트럿의 조합은 고속 구간에서 속도를 높여도 높은 직진 안정성을 전달합니다. 또한 신형 캠리는 고속에서도 실내의 정숙성을 효과적으로 유지했는데,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도 크게 들리지 않지만, 과격하게 차량을 몰아붙일 때는 2열 하단에 위치한 배터리부에서 팬소리가 귀에 거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운전자를 교대했을 때에는 느낄 수 없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행습관에 따라 차이가 있는듯합니다.

좁고 굽은 국도 구간에 돌입해서는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브레이크는 무난한 수준으로 운전자가 예상한 제동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는 편은 아닙니다. 하이브리드란 카테고리를 벗어나 패밀리 세단에서 부족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후륜에 더블 위시본이 사용되었습니다. 차량의 위아래 움직임은 승차감을 위해 어느 정도 허용되는듯하지만 좌우의 움직임은 절제된 느낌입니다. 이와 함께 30% 높아진 강성의 차체는 코너 구간에서 차량을 효과적으로 지지합니다.

미션은 전자식 CVT가 적용되었지만 기어 셀렉터를 왼쪽으로 당겨서 매뉴얼 모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기어는 없지만 프로그램된 시프팅 포인트로 변속하며 CVT의 아쉬움을 줄여줍니다. 부드러운 미션의 반응, 그리고 RPM 게이지와 패들 시프트의 부재는 허전함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토요타의 경우 하이브리드 기술을 부각하기 위해 RPM 게이지를 제외했다고 합니다.

반환점에 거의 도착해 저속 구간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회생 제동 브레이크 시스템의 영향으로 다소 울컥거리는듯한 반응을 간헐적으로 느끼기도 했습니다.

반환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서 있는 캠리 하이브리드 차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총 7가지 색상이 국내에서 판매된다고 하는데 어떤 컬러가 가장 인기가 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이미 사전계약만 1,300여 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국내에서의 흥행은 예상되었지만 그 가능성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는 시승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길지 않은 거리와 시간의 시승인만큼 8세대 캠리의 주행에 대한 첫 느낌 정도로 참고해주시기 바라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 개별 시승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철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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