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3일 기아자동차는 소형 SUV '스토닉'을 출시했습니다. 이로써 기아차는 자신들의 SUV 제품군을 더욱 보강하며 풀 라인업을 완성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뒤늦게 경쟁에 합류한 스토닉이 어떤 매력으로 생존 혹은 우위에 설 수 있을지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스토닉의 시작은 순조로운 편입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되었어요'라는 폭발적인 인기는 아니더라도 애초에 목표를 성실히 완수해나가는 모습입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스토닉의 판매 목표를 월 1,500대로 설정했는데 판매 당월인 7월은 1,324대, 온전한 한 달이 시작된 8월에는 1,655대, 9월에는 1,932대로 증가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 판매의 경우에도 7월 3,368대, 8월 6,408대, 9월 7,355대로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토닉' 개발과정의 핵심 디자인 속성인 '민첩함, 단단함, 독특함' 중 '독특함'은 현대자동차의 코나만 못하더라도 '민첩함'과 '단단함'이란 측면은 잘 살려낸듯합니다. 기존 기아차 SUV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소형 SUV란 몸집에 꽤나 어울리게 각각의 요소들이 디자인되었습니다. 

 

 

전면은 'KIA' 엠블럼이 없더라도 이 차가 기아의 막내 SUV 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입체적으로 디자인된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롬 장식으로 멋을 냈고 그 양옆으로 수평을 이루는 헤드램프부는 은근히 디테일을 잘 살려 세련된 눈매를 나타냅니다. LED DRL이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감싸고 턴 시그널 램프 앞에는 세 개의 라인이 위치해 포인트를 줍니다. 특히 코너링 램프는 거의 수직 방향으로 안쪽에 위치해 야간에 방향 전환시 시야 확보에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측면은 휠 아치 윗부분에 볼륨감을 더해 SUV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한 편 측면 하단부는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날렵한 이미지를 느끼게 합니다. 시승모델에 적용된 타이어 사이즈는 205/55R 17인치로 알로이 휠의 디자인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후면에서도 SUV 임을 강조하기 위해 투톤 범퍼와 스키트 플레이의 장식을 잊지 않았습니다. 특히 리어 스키트 플레이트는 그리 크지 않은 크기 때문인지 앙증맞은 귀여운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은 '니로' 또는 '스포티지'를 연상케하며 패밀리룩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실내공간은 수평형의 레이아웃을 사용, 탑승자에게 좀 더 넓은 공간감을 안기도록 의도했습니다. 시승차의 실내는 브론즈 투톤으로 외장 컬러가 옐로우 계열이 아닌 브라운 계열이었다면 더욱 통일감을 주며 어울릴듯합니다. 내비게이션은 플로팅 타입으로 디자인은 무난했지만 적절한 시야에 위치하며 직관적이고 편리한 조작감을 느끼게 합니다. 실내 디자인 중 재미있는 요소는 공조 컨트롤부로 마치 PS4 의 게임패드인 듀얼쇼크를 연상케 합니다.

단, 스토닉의 실내공간은 촉감적으로는 상당한 원가절감을 체감하게 합니다. 손에 닿는 많은 부분이 그리 고급스럽지 못한 느낌의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습니다. 1열 도어 암레스트는 인조가죽으로 감싸져 있지만 손잡이 안쪽으로는 플라스틱 부분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재의 고급화 대신 판매 가격을 낮춘 것은 효율적인 선택으로 수긍됩니다. 

스토닉의 제원상 크기(단위: mm)는 전장 4,140 / 전폭 1,760 / 전고 1,520 (17인치 타이어 기준)입니다. 실내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의 길이, 즉 휠베이스는 2,580으로 경쟁 모델인 코나(2,600), 티볼리 아머(2,600), NEW QM3(2,605)보다는 20~25mm 작고 트랙스(2,555)보다는 25mm 긴 공간을 나타냅니다.

 

 

0-100km/h : 10.3초를 기록

주행성능은 예상대로 소형 SUV답게 경쾌한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스토닉은 실용 영역 성능에 포커스를 둔 1.6 E-VGT 디젤 엔진의 단일 모델로 출시, 7단 DCT를 기본 적용했습니다. 최고출력은 110마력(4,000rpm)으로 코나(136ps), 트랙스(135ps), 티볼리 아머(115ps) 보다 낮지만 NEW QM3(90)보단 높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단, 최대토크는 30.6kg.m(1,750~2,500rpm)으로 트랙스(32.8)보다 낮지만 코나(30.6) 티볼리 아머(30.6)와 동일하고 NEW QM3(22.4)보단 높습니다. 

퇴근길 도심구간 20km 주행시: 13.6km/ℓ, 36km 구간 고속으로 정속 주행시 21.7km/ℓ를 기록

하지만 반대로 공인 복합연비에 있어서는 16.7km/l로 NEW QM3(17.3)보다 낮지만 코나(16.5), 티볼리 아머(14.7), 트랙스(14.6)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줍니다.

여기에 1,270kg 이란 가벼운 공차중량은 답답하지 않은, 오히려 날쌔다 싶은 움직임을 느끼게 합니다. 물론 고속주행 중 좀 더 높은 속력을 요청 시에는 둔한 반응을 나타내지만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속도 안에서는 그리 부족함 없는 가속 성능을 보여줍니다. 

100-0km/h: 39.6m / 2.9초를 기록

그리고 스토닉은 급제동 또는 급선회 시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 플러스(VSM+)를 기본 적용했습니다. 실제 시승을 통해서도 급제동시 쏠림을 방지하거나(SLS), 높은 속도로 코너링 시 전륜 좌우 휠의 토크를 제어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TVBB)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차량을 컨트롤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엔트리급 SUV이지만 스토닉은 가격 대비 괜찮은 디자인과 높은 연비, 예상보다 좋은 주행성능을 체감시켜 줍니다. 단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엔진 소음과 하부 소음의 유입이 꽤 크다는 점입니다. 방음을 위한 흡음재를 보강시 판매가의 상승이나 공차중량의 증가로 연비가 하락되기 때문임은 이해됩니다. 하지만 차량의 안정감과 고급감을 높이는 중요한 측면 중 하나가 소음의 효과적인 억제인 만큼 개선의 필요성이 느껴집니다.

 

 

지난해 쏘나타, SM6, 말리부 등의 중형 세단들이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여줬다면, 2017년은 소형 SUV들의 접전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기아자동차의 스토닉은 마지막으로 그 대열에 참가한 만큼  경쟁자들보다 많은 무기를 잔뜩 두르고 나오진 않을까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스토닉은 몸가짐을 가볍게 하고 가장 낮은 가격대와 2번째로 높은 연비라는 효율적인 전략을 취했습니다. 1,895만 원이라는 비교적 낮은 시작가격은 고객층의 심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어찌 보면 자신이 속한 소형 SUV 시장이 원하는 바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정원준  wonjun9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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