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코리아에 따르면 이번 년도 르반떼의 국내 판매 목표는 300대였다고 하는데요, 상반기에 벌써 목표 대수를 넘는 400대 이상이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국내 마세라티 상반기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는 수치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마세라티의 첫 SUV 르반떼가 어떠한 매력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르반떼는 2016년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최초 공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2016년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기블리, 콰트로포르테와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이 된 르반떼의 전체적인 크기는 전장이 5미터, 그리고 휠베이스도 3미터가 넘을 정도로 큰 덩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포르쉐 카이엔과 비교해도 전장이 약 8cm 정도 긴 편입니다.

마세라티는 자신들의 첫 번째 SUV인 르반떼를 만들기 위해 백지상태에서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존 마세라티의 아이덴티티를 높은 차체의 SUV 모델에 적용하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전면 디자인을 보면서 마세라티가 어떻게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차체 높이와 맞춰 중앙에 대형 그릴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마세라티 중에서 가장 큰 그릴인 것 같
은데요. 그릴 안쪽에는 연비 향상을 위한 그릴 셔터도 적용되었고 주행보조장치를 위한 레이더 센서도 마세라티 고유의 삼지창 로고와 함께 위치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그릴과 반대로 헤드램프는 굉장히 얇은 형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헤드램프 위에는 LED 주간주행등이 가로로 배치가 되었는데 이 주간주행등은 중앙 그릴과 이어지며 수평으로 더욱 확장된 이미지를 느끼게 합니다.
범퍼 하단 부분에도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중앙에 은색 스키드 플레이트나 하단 인테이크 부분에 가로로 된 가니쉬등 많은 디테일 요소가 있지만 어지럽지 않게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100km까지 가속하는 데는 5.4초가 소요)

국내에서 르반떼는 3가지 엔진 사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2가지의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이렇게 3가지가 제공되고 있는데요. 시승차량인 르반떼 S는 430마력과 59.1kg의 토크를 발생시킵니다. 동력은 자동8단을 통해 모든 휠로 전달 되며 2톤이 넘는 SUV를 재빠르게 움직입니다.

측면은 뒤로 떨어지는 루프라인이 적용,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더욱 강조합니다. 리어 휠아치 위엔 강인한 엑센트 라인이 사용되어 시각적으로 더욱 낮아 보이는 디자인을 취하고 있습니다.
마세라티의 고집스러움이라고 할까요? SUV이지만 다른 마세라티 모델들과 동일하게 프레임리스 도어가 적용된 점도 눈길을 끕니다.

(100km에서 정지하는 데까지는 2.8초/35.11m를 기록 )

브레이크는 브렘보 시스템으로 전륜에 6피스톤, 후륜에 4피스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이어는 전륜에 265/40R21, 후륜에는 295/35R21인치가 사용되었습니다.

후면 디자인에서도 마세라티 특유의 타원형 테일램프가 눈에 들어옵니다. 하단엔 4개의 배기파이프가 이차의 성향을 미리 알려주는듯합니다.
트렁크의 적재공간은 약 580L가 제공되며 당연히도 폴딩 시트를 통한 공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스티어링 휠은 체구에 맞게 큼지막한 사이즈와 두툼한 그립감을 안겨줍니다. 스티어링 휠 뒤에 위치한 패들 시프트는 고정된 형태라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는 조작이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이즈가 워낙 커서 예상보다 크게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습니다. 소재도 크롬 재질로 만들어져 패들 시프트를 통해 변속할 때의 느낌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기어셀렉터는 전자식으로 적용되었습니다. 뒷면에 버튼을 누른 상태로 아래로 내리면서 후진, 중립,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왼쪽으로 당기는 경우 매뉴얼 모드로 작동합니다.

기어 레버 좌측에는 ESC 해제, 매뉴얼, 효율성을 위한 I.C.E.(Increasd Control & Efficiency) 모드, Sport, 그리고 르반떼가 SUV이기 때문에 추가된 오프로드 버튼이 길게 나열되었습니다. 르반떼에는 액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토글스위치를 통해 차량의 높낮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차고의 높이는 최대 85mm까지 조정이 가능합니다.

 

큰 덩치를 지녔지만 르반떼는 SUV인 만큼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시야가 시원합니다. 후측방 시야도 크게 가리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차량 크기에 생각보다 쉽게 적응이 됩니다.
계기판은 콰트로포르테의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은듯합니다. 양쪽으로 위치한 RPM 게이지와 속도계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적용되었지만 중앙을 가득 채우는 7인치 스크린은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대시보드 상단에는 마세라티의 삼지창 로고가 새겨진 아날로그시계가 자칫 투박해 보일 수 있는 SUV의 실내에 고급감을 더해줍니다.
8.4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쉽고 빠른 조작감과 반응성을 지녔으며 양옆으로 위치한 에어벤트와도 안정감 있는 조화를 보여줍니다. 그 아래 공조 컨트롤도 6세대 콰트로포르테와 유사한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는데 버튼식으로 되어있어서 운행 중에도 직관적인 조작이 편리합니다.

특히 시승 차량에는 제냐 옵션이 적용되어 시트와 도어 트림, 그리고 천장부에 이탈리아 명품 남성 브랜드 제냐의 천연실크가 사용되었습니다. 덕분에 화려한 레드 컬러의 가죽을 살며시 톤다운 시키며 세련미를 더해줍니다.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르반떼 S에는 스포츠 모드가 2단계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버튼과 서스펜션 버튼이 따로 구분되었던 6세대 콰트로포르테와 달리 르반떼S의 스포츠 모드는 버튼을 1번 누르면 미션과 엔진, 그리고 2번 누르면 서스펜션의 반응도 함께 달라집니다. 본격적인 주행전에도 스포츠 버튼을 누르자 확실히 달라진 사운드가 먼저 느껴집니다.

2톤이 넘는 SUV이지만 다이나믹한 주행에서도 출력의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트윈터보 엔진이다 보니 가속 초반 약간의 터보랙이 체감됩니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더블 위시본 그리고 후륜에 멀티링크가 사용되었으며 모든 르반떼 모델은 에어 서스펜션과 전자식 가변 댐퍼가 적용되었습니다.
높은 전고에도 불구하고 르반떼는 50:50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과 해당 클래스에서 가장 낮은 무게 중심을 가지고 있고 있기 때문에 코너에서도 SUV보다는 스포츠 세단과 같은 느낌마저 갖게 합니다.
여기에 코너링 성능 향상을 위해 르반떼의 후륜에는 LSD(Limited-Slip Differential)가 적용, 가장 많은 트랙션이 있는 곳에 최대 토크를 보내줍니다. 여기에 브레이크 기반의 토크 벡터링 기술도 코너 안쪽에 제동을 걸어줘서 코너링 성능을 향상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르반떼는 후륜 기반의 AWD가 적용되어 최대한 후륜구동의 느낌을 갖도록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필요시에는 1초 만에 50:50까지 토크를 전륜으로 배분하며 트랙션을 확보하게 됩니다.

또한 르반떼에는 여러 주행 보조 장치도 포함되었는데, 고속도로에서 체험해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며 예상보다 매끄럽게 제동과 가속을 스스로 수행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르반떼S의 연비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출/퇴근 시 시내 구간 약 40km 구간에서 측정을 해보았을 때는 7.2Km/ℓ를 기록하고 고속도로에서 90~100km로 항속 주행을 했을 때는 12.0km/ℓ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육중한 차량 무게와 아낌없이 풍부한 배기 사운드를 자랑하는 만큼 연비에 있어서는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는데요, 르반떼 모델 중 좀 더 높은 연비를 원한다면 디젤 모델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듯합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마세라티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보인 SUV 르반떼는 예상치보다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중입니다. 외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끼쳤겠지만 시승을 통해서 마세라티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결과물로 르반떼를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UV 라인업 확보라는 수요에 순응하면서도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녹여낸 마세라티가 앞으로 또 어떠한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민철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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