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의 하이브리드 플래그십 'LS500h'가 20일 열린 출시 행사에 이어 곧바로 시승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시승행사는 영종도 일대 약 36km 구간을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로 국도와 고속도로를 달리며 11년 만에 풀체인지 된 'LS'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Sensual, Aggressive

시승을 위해 나란히 대기 중인 LS500h는 렉서스가 설명한 컨셉대로 감각적이고 진취적인 외관을 자랑합니다. 커다란 스핀들그릴은 플래그십 세단에겐 너무 파격적이지 않을까란 우려도 있었지만, 'L'자를 형상화해 오랜 시간을 거쳐 개발되었다는 전면 그릴은 쉽게 질리지 않는 중후한 매력을 전달합니다. 낮고 넓은 저중심 차체에서 오는 외관의 안정감은 4도어 쿠페의 실루엣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플래그십다운 거주성을 갖춘 LS는 2열 사이드 쪽에 채광창을 하나 더 늘려서 개방감도 넓혔습니다.
  

Progressive, Comport

LS500h의 실내는 '편안함'이라는 필수 요소에 진보적인 럭셔리를 더했습니다. 우드 트림은 원목 그대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는 환경보전을 위한 렉서스의 가치관에 따른 선택이라고 합니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어울리는 결정입니다. 드라이빙 중심의 콕핏으로 이뤄진 운전석은 스티어링 휠 너머로 보이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인상적입니다. 

28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1열 시트는 높은 지지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홀드력과 착좌감을 안겨줍니다. 여기에 리프레시 시트, 즉 마사지 기능이 포함되었는데,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지압을 해주며 2열에는 스팟 히터라는 온열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2열중 퍼스트 클래스를 재현했다고 하는 오토만 시트는 릴랙스 모드 선택 시 구형 대비 86mm 늘어난 1,022mm의 레그룸을 제공합니다. 

또한 마크 레빈슨 오디오 시스템은 에코와 리버브에 특화된 4개의 천정 스피커를 포함해 총 2400W 출력의 23개 스피커로 선명한 음향을 전달합니다. 2열 중앙 암레스트에서는 깔끔한 디자인과 조작성의 리어 터치 패널로 오디오와 에어컨, 시트와 선쉐이드, 실내등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Driving performance

LC보다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을 늘린 GA-L(Global Architecture-Luxury) 플랫폼은 저중심 차체와 최적화된 중량의 전후배분, 그리고 강화된 바디 강성과 경량화로 즉각적인 스티어링 응답성과 뛰어난 조종 안정성을 구현합니다. 

LS500h는 이전 모델에 비해 전체적으로 전고가 내려가면서 시트 포지션이 약 30mm 낮아졌지만 리모트 컨트롤 키로 도어를 오픈하면 에어 서스펜션이 자동으로 차체를 30mm 정도 올려주기 때문에 탑승의 편의성은 잃지 않았습니다. 또한 가변 제어 서스펜션은 감쇠력을 기존 9단계에서 650단계로 높였습니다. 각 단계는 연속으로 조절되므로 노면 상태와 운전자의 성향에 맞춰 승차감과 주행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3.5L V6 자연흡기 엔진과 두 개의 모터에 4단 기어를 추가한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총 출력 359마력을 자랑합니다. 최대토크는 35.7kg.m(5,100rpm)으로 '정숙성'이라는 기존 렉서스의 이미지에 역동성을 부가했습니다. 모의 10단 변속 제어는 리듬감 있는 변속으로 확실히 운전의 재미를 높여줍니다. 처음에는 운전석에서, 두 번째는 2열에서 LS500h를 체험하며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 모두를 만족시키려 한 렉서스의 욕심이 타당한 자신감으로 느껴집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튜닝된 엔진 사운드는 큰 감흥을 가져오진 않습니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과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그리고 차선 유지 어시스트와 오토매틱 하이빔을 묶은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의 적용도 5세대 LS의 반가운 변화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실제 테스트한 차선 유지 어시스트 기능은 최근 반자율주행을 표방하는 경쟁 메이커의 시스템과는 성격을 달리합니다. 차선 가운데를 물고 가듯이 유지하는 것이 아닌, 다른 차선으로 침범을 막아주는 정도의 방어적인 동작입니다. 

이 밖에도 급가속 성능이나 코너에서의 안정성, 다양한 편의사양 등 체험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약 40분이라는 짧은 시간, 그리고 곳곳에 남아있는 결빙 구간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LS500h가 플래그십 하이브리드로서 렉서스만의 매력을 보다 강화해서 돌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은 추후 개별 시승을 통해 다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민철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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