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는 지난 1월 17일에 열린 신형 크루즈 미디어 쇼케이스에 이어 2월 8,9 양일간 미디어 시승행사(MEDIA EXPERIENCE)를 가졌습니다.

저희 모터피디도 2월 9일 목요일에 행사를 참석하며 쉐보레 올 뉴 크루즈와 처음으로 달려보았는데요, 편도로 약 71km의 거리를 1시간 정도 주행해본 터라 자세한 시승기보다는 첫 주행 느낌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체감온도를 확 낮춰 종종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하는데 행사장 앞에서 다채로운 색상의 크루즈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신형 크루즈의 실물은 지난달 출시 행사에서 미리 만나봤지만 이렇게 수십 대가 한군데 모여있는 모습은 처음이라 어떤 컬러가 구매자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지 예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한국 GM의 관계자로부터 간단히 시승 관련 안내를 듣고 드디어 배정받은 차량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시승을 함께 할 크루즈는 강렬한 '파티 레드'컬러로 최상급인 LTZ 트림에 18인치 미쉐린 타이어가 신겨진 녀석입니다. 

이전 모델 대비 20mm 낮아지고 0.28cd의 공기 저항 계수를 위해 보다 날렵해진 외관에 자극적인 원색이 더해지니 역동적인 느낌이 조금 더 진하게 풍기는듯합니다.

 

 

 

출발을 위해 운전석에 앉아 우선 안전벨트를 매고 시트를 조정합니다. 앞 차들이 출발하는 순서를 기다리며 1열 공간에 대해 살펴보니 확실히 전 세대에 비해 넓어진 공간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187cm의 성인 남성이 탔음에도 1열 헤드룸은 여유로웠고 시트의 착좌감도 만족스럽습니다. 전장과 전폭이 모두 늘어났지만 전고는 낮아져서 주행 시 시야가 불편해지진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가리는 부분 없이 좋은 시인성을 전달하는것도 인상적입니다.

계기판도 듀얼콕핏 스타일로 멋스럽게 디자인되어 있으며 상단에 연료 게이지와 온도 게이지를 배치하고 중앙에 말리부와 동일한 4.2인치 트립 모니터를 넣은 것도 깔끔한 배열입니다. 

센터패시아의 8인치 인포테인먼트는 계기판과 수평을 맞추듯 위로 올라와 조작과 시인성 모두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또한 당연히 최근 출시되는 쉐보레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애플 카 플레이가 지원됩니다. 

 

 

 

미국, 독일, 한국 등 GM 글로벌 파워트레인 연구소의 협업으로 탄생된 차세대 SGE 엔진(Small Gasoline Engine) 패밀리 라인업 중 하나로, 새로 적용된 1.4L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53마력(5,600rpm), 최대토크 24.5kg.m(2,400~3,600rpm)의 수치에서 예상되듯 경쾌한 가속 성능을 보여줍니다. 시승차에는 육중한 성인 남성 세명이 타있음에도 말이죠. 

신형 크루즈는 최대 토크가 가솔린치고는 이른 2,400rpm부터 발생되기 때문에 초반의 터보렉만 지나면 꽤 고속 영역까지 시원스러운 가속감을 느끼게 합니다.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을 포함해 안정감도 꽤나 좋은 편입니다. 

 

 

 

미션은 ZEN3 6단 자동미션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사실 북미 사양의 신형 크루즈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기어 레버의 수동모드가 토글식으로 되어있어 걱정을 했는데 국내에는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팁트로닉 방식으로 적용되어 직관적인 손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동급 유일의 랙타입 전자식 차속 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도 신형 크루즈의 주행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입니다. 다만 단가가 경쟁 모델의 것과 비교해 높은 관계로 좋은 마케팅 포인트인 동시에 판매 가격을 높이는 데에도 영향을 끼친듯합니다. 

 

 

 

예상보다 좋은 가속성능과 조향 감각, 거기에 주행 안정성까지 더해지니 가속 페달에 힘이 가해집니다. 조금씩 속도가 올라가면서 풍절음과 하부 소음이 들려오지만 주행속도와 준중형 차급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조용한 편입니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차선 이탈 경고 및 유지 보조 시스템도 차선을 잘 인식하며 부지런히 작동합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부주의로 차선을 넘으려 하면 우선 경고를 알리고, 그래도 차선 이탈이 지속될 경우에는 조향을 조작해 안쪽으로 차를 밀어 넣어줍니다. 하지만 중앙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차선 양 끝을 왔다 갔다 하는 점은 아쉽습니다. 

 

 

 

1시간 정도의 주행 후 반환점에 도착해 핸들을 동승자에게 넘긴 후 이번에는 뒷자리에 앉아보았습니다. 넉넉한 레그룸에 비해 낮은 헤드룸은 1열에 앉았을 때와 달리 머리를 살포시 누릅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자 주어진 공간에 맞춰 약간 엉덩이를 앞으로 빼니 다행히 처음 보다 머리 공간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느긋하게 2열을 둘러봤지만 뒷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은 1열 암레스트 하단에 위치한 시가잭과 널찍한 2열 암레스트, 2개의 컵홀더가 전부입니다. 다행히 양옆과 머리 뒤쪽에 위치한 BOSE 스피커에서 흥겨운 음악이 선명하게 흘러나와 지루함을 달래줍니다.   

1열에 앉았을 때 만족감이 너무 높아서였을까요? 2열에서는 앞자리에 앉았을 때 느끼지 못 했던 잔진동이 주행 중 느껴졌습니다. 속도가 올라가며 오히려 이런 느낌들은 줄었는데요, 문득 역동적인 주행을 위해 신겨진 18인치 휠과 타이어 대신 16인치나 17인치 사이즈가 적용되었을 때도 동일한 느낌이 전달될지 궁금했습니다.

 

 

 

다시 출발지로 도착해 GM 관계자분들의 상품설명과 Q&A, 그리고 배우 겸 쉐보레 레이싱 팀 안재모 선수가 소개하는 신형 크루즈 기반의 새 레이스 카 예고를 본 후 시승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실제로 운전대를 잡고 차량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미처 확인하지 못한 사항들이 많은데요,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는 오토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 작동 느낌이나 실제 주행 연비, 제동 성능과 다른 안전 장치들을 포함해 좀 더 자세한 내용들은 추후 개별 시승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대에 비해 많은 것들이 향상되고 또 포함된 올 뉴 크루즈, 하지만 구매자들이 기대하는 준중형급에서의 심리적 가격대 범위를 벗어나며 이와 관련해 많은 의견들이 오고 가는데요, 과연 높아진 상품성과 가격, 이 중 어떤 측면이 보다 부각되며 구매자들에게 어필될지 기대됩니다.

 

 

민철기 에디터  knt1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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